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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만든 꿀, 조청 (전통감미료, 맥아당, 당화반응)

설탕이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단맛을 냈을까요. 정답은 꿀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당연히 꿀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조청을 만들어보고 나서야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쌀과 엿기름만으로 꿀 못지않은 깊은 단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 그게 조청이었습니다.설탕 이전, 우리 밥상의 진짜 감미료 조청(造淸)이라는 한자를 풀면 '인공적으로 만든 꿀'이라는 뜻입니다. 자연에서 얻는 진짜 꿀을 '청'이라 불렀으니, 사람 손으로 만든 꿀이라는 뜻에서 조청이라 부른 것입니다. 꿀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늘 귀한 것이었습니다. 아플 때나 손님 접대 때 꺼내는 특별한 것이었지, 일상의 감미료는 아니었습니다. 그 자리를 조청이 대신 채웠습니다. 오늘날 설탕이 하는 역할을, 조선시대에는 조청이 고스란히..

카테고리 없음 2026. 6. 25. 17:31
한국인의 밥 (벼농사 기원, 무쇠솥 역사, 밥문화 전망)

점심 시간만 되면 도시락 검사가 시작됐습니다. 선생님이 뚜껑을 열어 보리알이나 콩이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그 순간이 저는 늘 아찔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너무 가난했던 시절을 겪으셔서 보리밥을 죽도록 싫어하셨고, 그 덕에 저는 반 친구들 도시락에서 보리 몇 알을 빌려다 제 밥 위에 올려놓고서야 겨우 검사를 통과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창피한 기억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장면 안에 한국인이 밥과 맺어온 수천 년의 관계가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벼농사 기원, 생각보다 훨씬 오래됐습니다 한반도에서 벼농사가 시작된 시점은 일반적으로 청동기 시대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고고학 연구들은 그 시계를 상당히 앞으로 당기고 있습니다. 충북 청원군 소로리에서 발굴된 볍씨가 대표적입니다. 탄화된 이 볍씨의 소경(小..

카테고리 없음 2026. 6. 25. 16:23
막걸리 (역사, 숙취오해, 건강효능)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막걸리를 피해 왔습니다. 어른이 된 후 막걸리를 마시고 나서 다음날 숙취가 너무 심했던 기억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막걸리가 다시 유행하면서 알고 보니 그 숙취의 원인이 막걸리 자체가 아니라 따로 있었습니다.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 전통주, 막걸리의 진짜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막걸리의 역사, 생각보다 훨씬 오래됐습니다 막걸리가 언제부터 우리 곁에 있었을지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냥 '오래된 술이겠지'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기록이 꽤 구체적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는 "제사를 지내기 위해 요례를 빚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미 삼국시대부터 탁주를 빚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탁주란 발효 과정에서 맑은 층과 지게미 층으로..

카테고리 없음 2026. 6. 24. 23:27
떡볶이 (떡의 역사, 고추장 떡볶이, 위로 음식)

떡볶이가 원래 궁중 음식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도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한참 멈칫했습니다. 학교 앞 분식집에서 500원짜리 종이컵에 담겨 나오던 그 음식이 한때는 소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고급 요리였다니요. 그 오랜 역사가 지금 제가 쌀떡볶이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이 순간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묘하게 가슴에 걸립니다.떡의 역사에서 시작된 떡볶이의 뿌리 한국인이 떡을 먹기 시작한 건 신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수확한 곡물을 시루에 안쳐 찌면 떡이 되었고, 4세기 중반 고구려 무덤벽화에도 시루로 떡을 찌는 장면이 남아 있습니다. 시루(甑)란 밑에 구멍이 뚫린 토기 형태의 찜 도구로, 수증기를 이용해 재료를 익히는 전통 조리 기구입니다. 제가 어릴 적 시루에 찌던 시루떡이 익기를..

카테고리 없음 2026. 6. 23. 23:47
참기름 들기름 차이 (원산지, 효능, 보관법)

밥에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 쓱 비벼 먹는 맛, 한 번쯤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저는 그 맛이 어릴 때부터 너무 익숙했는데, 어느 날 처음 수입산 참기름을 먹어보고는 속으로 "이게 같은 참기름이라고?" 싶었습니다. 같아 보이는 두 병 속에 이렇게 다른 세계가 들어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참깨와 들깨,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식물 어릴 때는 참기름이든 들기름이든 그냥 다 '깨기름'이라고 뭉뚱그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주말 농장에서 참깨와 들깨를 나란히 심어보고 나서야 이 둘이 생김새부터 완전히 다른 식물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참깨는 키가 작고 알이 촘촘하게 박혀 올라오고, 들깨는 잎이 워낙 커서 처음엔 깻잎 밭인 줄 알았을 정도입니다. 영양 성분 차이도 생각보다 큽니다. 들..

카테고리 없음 2026. 6. 23. 19:51
두부의 역사에 치즈가 나온다고? (순두부 경험, 두부 제조, 기원 논쟁)

자취 시절, 아침마다 냄비에 순두부를 끓여 먹던 기억이 납니다. 차갑고 고단한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뜨끈한 국물 한 모금이면 그게 위안이 됐습니다. 그런데 정작 두부가 어디서 왔는지,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그때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질문 하나에 역사학자들의 치열한 논쟁이 담겨 있었습니다.맷돌 앞에서 땀 흘리던 그 기억, 두부 제조의 원리 어릴 적에 할머니 댁 마당에 맷돌이 있었습니다. 콩을 불려서 맷돌에 넣고 돌리면 하얀 콩물이 흘러나왔는데, 저는 그 무거운 맷돌을 돌리느라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지금은 교외 음식점이나 전원주택 마당에서 맷돌을 볼 때마다 그 장면이 먼저 떠오릅니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다시 짚어보면, 핵심은 두유(豆乳)의 응고에 있습니다. 두유란..

카테고리 없음 2026. 6. 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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