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멋의 고장 전라북도 전주 하면 가장 먼저 비빔밥이나 콩나물국밥을 떠올리시겠지만, 전주에는 조선 시대 궁중 음식과 남도의 풍성한 식문화가 어우러진 또 하나의 명물이 있습니다. 바로 '전주 한우 불갈비'입니다. 두툼하고 질 좋은 한우 갈비에 섬세한 칼집을 내고, 비법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구워내는 전주 한우 불갈비는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부드러움과 깊은 감칠맛으로 오랜 시간 식객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오늘은 전주 한우 불갈비에 담긴 흥미로운 역사와 유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궁중 음식과 남도 양반가의 만남: 불갈비의 뿌리 한국의 갈비구이 문화는 조선 시대 궁중과 양반가의 반상차림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너비아니와 가리구이: 조선 시대 왕실과 양반가에서는 쇠고기를 넓게 적을 쳐서 숯불에..
강원도 속초나 양양, 강릉 등 동해안을 찾으면 꼭 맛보아야 할 별미 중 하나가 바로 '물곰탕(물곰탕/곰치국)'입니다. 흐물흐물하고 부드러운 살점과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이 어우러져 해장국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음식입니다. 제가 속초에 놀러가서 물곰탕을 처음 먹었을 때, 그 흐물거리는 고기의 식감에 질색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국물맛을 본 순간 해장국으로서는 최고라는 생각이 바로 떠올랐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고기의 식감도 호감으로 바뀌게 되었고 속초에 가면 꼭 먹어보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생김새가 못생기고 살이 무르다는 이유로 외면받던 생선이 어떻게 동해안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요? 오늘은 속초 물곰탕에 담긴 재미있는 역사와 유래를 전해드립니다. 1. 물곰탕의 주..
아구찜, 낙지찜, 꽃게찜 등 각종 싱싱한 해산물과 아삭한 콩나물을 매콤한 양념에 볶아낸 해물찜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외식 메뉴 중 하나입니다. 커다란 접시에 푸짐하게 담겨 나와 온 가족이나 동료들이 모여 푸짐하게 즐기기 좋은 음식이죠. 바다를 끼고 있는 한반도에서 여러 해산물을 한데 모아 매콤하게 쪄내는 해물찜 요리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오늘은 우리가 즐겨 먹는 해물찜의 흥미로운 역사와 발전 과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해물찜의 모태: 마산의 '아구찜'에서 시작되다 해물찜의 근본을 찾으려면 1960년대 전라남도나 경상도 해안 지역, 특히 경상남도 마산(현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어시장으로 올라가야 합니다.버려지던 생선의 재발견: 과거 어민들은 그물에 아귀(아구)가 걸려 나오면 생김..
갓 지어낸 솥밥의 뚜껑을 열 때 피어오르는 구수한 김과 재료 고유의 향은 언제나 우리의 식욕을 자극합니다. 밥 위에 여러 재료를 얹어 함께 지어내는 솥밥 문화는 한국인의 오랜 지혜와 계절의 변화가 담겨 있는 대표적인 식문화입니다. 봄여름에는 버섯, 겨울에는 굴을 아주 좋아하는 저는 그냥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밥을 지을때 같이 섞어서 지은 다음, 양념장을 얹어서 비벼먹는 것을 특히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꼭 해 먹습니다. 한때 버섯농사까지 지은 일이 있어서 이때는 거의 매일 버섯을 먹었는데 특히 표고버섯은 향이 좋아서 많이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송이밥이 향이나 맛으로는 으뜸이라 할 수 있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때문에 자주 먹지는 못했습니다. 오늘은 대표적인 전통 별미 밥인 버섯솥밥, 굴밥, ..
7월 민어 한 마리 가격은 30만 원을 훌쩍 넘어갑니다. 그 비싼 생선이 왜 하필 여름에 최고가를 찍는지, 예전엔 이해가 잘 안갔습니다.해산물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저조차 여름만 되면 식중독이 겁나서 회 한 점도 못 먹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작년 여름, 전남 고흥에서 갯장어를 처음 맛본 뒤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여름 제철 생선에 대한 편견이 그날 한 끼로 무너졌습니다.여름에 회를 피해왔던 이유, 그리고 갯장어와의 첫 만남솔직히 말하면 저는 꽤 오랫동안 여름 회를 기피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여름철에 횟집을 다녀온 뒤 식중독으로 고생하는 걸 여러 번 봤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브리오 패혈증(Vibrio vulnificus infection)이 무서웠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이란 바닷물에 서식..
고기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던 나에게 처음 먹고 접했던 고기는 장조림이었습니다. 특히 고기의 지방부위를 싫어하는 나에게는 장조림이 딱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던 식당에 가서 수육을 처음 접했는데 역시나 지방이 붙어있는 고기를 삶아서 내주었습니다. 한점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지방의 느끼함이 적었고 같이 곁들인 김치와 무생채 등이 고기와 어우러져 훌륭한 맛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 후론 굽는 고기보다는 수육을 즐겨 먹게 되면서 왜 어르신들이 수육을 좋아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고구려 사람들도 삶아 먹었다, 수육의 뿌리고기를 삶아 먹는 조리 방식은 불을 다루기 시작한 인류 초기부터 존재했습니다. 한반도에서는 청동기 시대 이후 가축 사육과 함께 자리를 잡았고, 삼국시대에는 잔치 문화와 맞물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