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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 탄생과 효능 (탄생배경, 초산발효, 건강효과) 뷔페에 가면 저는 어김없이 샐러드부터 접시에 가득 담습니다. 그것도 두 접시. 드레싱 없이 채소만 먹는 건 토끼랑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라 시큼한 식초 드레싱은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매일 이렇게 즐겨 먹으면서도 식초가 어디서 왔는지, 왜 이렇게 다양한 곳에 쓰이는지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시작이 꽤 뜻밖이었습니다.식초의 탄생배경, 상한 술에서 미식으로식초는 처음부터 누군가 의도해서 만든 물질이 아닙니다. 영어로 비네거(vinegar), 프랑스어로는 뱅 에그리(vin aigre)인데, 직역하면 '시큼해진 와인'입니다. 즉, 식초의 출발점은 그냥 오래되어 상한 술이었습니다.어느 날 와인을 꺼내 마시려는데 술 냄새는 온데간데없고 입안을 찌르는 신맛만 남아 있었다면, 대부분은 .. 2026. 6. 17.
김치 (채소절임, 고춧가루, 젖산발효) 김치를 먹으면서 단 한 번도 '이건 그냥 절인 채소잖아'라고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사실 17세기 이전까지 김치는 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채소절임이었습니다. 저도 이 사실을 알고 나서 한동안 멍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빨갛고 매콤하고 깊은 김치는 어떻게 탄생한 걸까요.채소절임에서 시작된 4천 년의 역사김치의 출발점을 따라가면 지금으로부터 약 4천 년 전 메소포타미아와 인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냉장기술이 없던 시절, 채소를 소금물에 담가 보존성을 높이는 방식은 인류가 공통적으로 선택한 해법이었습니다. 유럽의 피클, 중국의 저(菹), 그리고 한반도의 김치 조상 모두 같은 원리에서 출발했습니다.여기서 삼투압 현상이란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수분이 이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채.. 2026. 6. 17.
간장의 종류와 라벨 읽기 (라벨 읽기, 총질소, 산분해간장)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간장 라벨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익숙한 브랜드, 익숙한 디자인을 집어 드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다 마트에서 같은 회사 제품인데 가격이 천 원 넘게 차이 나는 걸 보고 처음으로 뒷면을 꼼꼼히 들여다봤는데, 거기서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한식간장, 양조간장, 혼합간장의 차이와 총질소 수치가 맛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짚어봤습니다.라벨에 쓰인 간장의 종류, 실제로 뭐가 다른가어릴 때 집에서 먹던 간장은 정말 짰습니다. 김 위에 밥 한 숟갈 올리고 그 위에 맑은 간장을 한두 방울만 떨어뜨려도 충분했을 정도였습니다. 그게 바로 한식간장, 흔히 조선간장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소금물에 띄워 몇 달을 숙성시킨 뒤 건져낸 메.. 2026. 6. 15.
된장을 먹지 마라!!! (곰팡이균, 아플라톡신, 바이오제닉아민)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된장찌개는 저한테 그냥 음식이 아닙니다. 어릴 때 할머니 손맛이 배어 있는, 밥상에서 빠지면 허전한 그런 음식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된장이 암, 당뇨와 연결된다는 주장을 접했을 때, 처음엔 그냥 흘려들으려다가 멈칫하게 됐습니다. 아무리 추억의 음식이어도 몸에 해롭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니까요.된장이 곰팡이균 음식이라는 주장, 어디서 나왔나된장이 나쁘다는 주장의 핵심은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플라톡신(Aflatoxin)입니다. 아플라톡신이란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속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성 물질로,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성분입니다. 된장은 누룩균을 이용해 발효하는 과정에서 이 곰팡이가 관여할 수 있고, 일부에서는 아플라톡신이 열에도 .. 2026. 6. 15.
청국장 (고초균, 발효, 장수음식) 청국장에는 유산균이 단 한 마리도 없습니다.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평생 청국장을 발효 식품의 대명사로 여기며 먹어왔는데, 그 발효를 이끈 주인공이 유산균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된 것입니다.청국장을 청국장답게 만드는 것, 고초균의 정체청국장의 발효를 담당하는 균은 고초균(Bacillus subtilis)입니다. 고초균이란 볏짚이나 토양처럼 마른 풀이 있는 환경에서 주로 서식하는 발효 미생물로, '고초'라는 이름 자체가 마른 풀을 뜻하는 한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옛날에 청국장을 만들 때 볏짚을 사용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저는 어릴 적 안방 아랫목 이불 속에 커다란 항아리가 숨겨져 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발효되는 며칠 동안 집 안 가득 퍼지던 구수한 냄새가.. 2026. 6. 14.
고추장 (유래와 역사, 효능과 발효, 소울푸드) 솔직히 저는 고추장을 그냥 매운 양념 정도로만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 반찬이 없으면 고추장 하나 찍어 밥을 먹던 게 부끄럽기도 했는데, 이제 와 돌아보면 그게 꽤 오랜 역사와 과학이 담긴 식문화였더라고요. 고추장을 단순한 양념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은 발효식품으로 볼 것인지, 저는 후자 쪽으로 완전히 마음이 기울었습니다.간장·된장보다 늦게 태어났지만, 가장 깊이 뿌리내린 유래와 역사고추장은 사실 삼총사 중 막내입니다. 간장과 된장이 삼국시대 이전부터 만들어진 것과 달리, 고추장은 임진왜란 이후 고추가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고추가 들어오기 전에도 '초시'라는 매운 된장이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초시란 산초나 후추 등을 넣어 된장.. 2026.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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