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장독대의 과학 (옹기 통기성, 자연 발효, 친환경 저장)

몇 년 전, 작은 항아리에 직접 담근 매실청을 2년 가까이 두고 먹었습니다. 다 쓰고 나서 항아리를 씻어 김치를 담으려 했는데, 씻고 또 씻어도 매실청이 벽 안쪽에서 계속 배어 나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순간 "옹기가 숨을 쉰다"는 말이 머릿속에서 추상에서 실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장독대는 그냥 오래된 저장 용기가 아니라, 자연의 원리를 꿰뚫은 발효 공간이었습니다. 옹기 통기성 — "숨 쉬는 그릇"의 정체 항아리 벽에서 매실청이 배어 나오던 그 장면을 저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처음에는 제가 세척을 잘못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깨끗이 닦은 뒤 한 시간쯤 지나 다시 보면 어느새 또 촉촉하게 번져 있었습니다. 결국 그 항아리는 매실청 전용으로 남겨두기로 했고, 덕분에 옹기의 통기성을 몸으로 이해하..

카테고리 없음 2026. 7. 13. 06:49
메주 만들기 (바실러스균, 발효, 된장)

겨울이 시작될 무렵, 집 안에서 구수한 냄새가 진하게 퍼지던 기억이 있습니다. 할머니 댁 부엌에서 콩이 솥에 푹 끓던 그 냄새였습니다. 어릴 때는 그냥 지나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냄새 하나하나가 전통 발효 과학의 시작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메주를 빚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추억 이상의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절구질과 미생물, 메주가 완성되기까지 메주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콩 삶기입니다. 그냥 푹 삶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단백질 변성(protein denaturation)이 제대로 일어나야 합니다. 단백질 변성이란 열에 의해 콩 단백질의 분자 구조가 풀리는 현상으로, 이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이후 발효 단계에서 효소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속도가 빨라집..

카테고리 없음 2026. 6. 29. 17:57
된장을 먹지 마라!!! (곰팡이균, 아플라톡신, 바이오제닉아민)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된장찌개는 저한테 그냥 음식이 아닙니다. 어릴 때 할머니 손맛이 배어 있는, 밥상에서 빠지면 허전한 그런 음식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된장이 암, 당뇨와 연결된다는 주장을 접했을 때, 처음엔 그냥 흘려들으려다가 멈칫하게 됐습니다. 아무리 추억의 음식이어도 몸에 해롭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니까요.된장이 곰팡이균 음식이라는 주장, 어디서 나왔나 된장이 나쁘다는 주장의 핵심은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플라톡신(Aflatoxin)입니다. 아플라톡신이란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속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성 물질로,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성분입니다. 된장은 누룩균을 이용해 발효하는 과정에서 이 곰팡이가 관여할 수 있고, 일부에서는 아플라톡신이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5. 14:58
청국장 (고초균, 발효, 장수음식)

청국장에는 유산균이 단 한 마리도 없습니다.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평생 청국장을 발효 식품의 대명사로 여기며 먹어왔는데, 그 발효를 이끈 주인공이 유산균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된장에 비하면 발효기간이 현저히 짧은 청국장에서 나오는 맛은 된장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청국장을 청국장답게 만드는 것, 고초균의 정체 청국장의 발효를 담당하는 균은 고초균(Bacillus subtilis)입니다. 고초균이란 볏짚이나 토양처럼 마른 풀이 있는 환경에서 주로 서식하는 발효 미생물로, '고초'라는 이름 자체가 마른 풀을 뜻하는 한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옛날에 청국장을 만들 때 볏짚을 사용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어..

카테고리 없음 2026. 6. 14. 23:55
된장의 역사 (천년 발효, 글루탐산, 전통 된장)

한국인은 1년에 평균 2~3kg의 된장을 소비합니다. 된장찌개만 그런 게 아니라 나물 무침, 쌈장, 국물 요리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한식에 직간접으로 된장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릴 때 처마 밑에 매달린 메주를 보면서 저게 대체 뭔지 한참을 궁금해했는데, 그 메주 덩어리 하나가 천년 넘는 역사를 품고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천년 발효 — 된장은 어떻게 한식의 뿌리가 되었나 된장의 역사는 삼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국사기 신문왕 3년, 즉 683년 기록에 따르면 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 납채 품목에 쌀, 꿀, 기름과 함께 간장과 된장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왕실 혼례 예물로 쓰일 만큼 된장의 위상이 높았다는 뜻입니다. 고려 시대에는 계층의 벽을 넘어 백성에게까지 퍼졌습니다. 고려..

카테고리 없음 2026. 6. 11. 22:42
이전 1 다음
이전 다음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맛대맛 레시피

티스토리툴바

운영자 : 움치둠치

※ 해당 웹사이트는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금융 상품 판매 및 중개의 목적이 아닌 정보만 전달합니다. 또한, 어떠한 지적재산권 또한 침해하지 않고 있음을 명시합니다. 조회, 신청 및 다운로드와 같은 편의 서비스에 관한 내용은 관련 처리기관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