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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을 먹지 마라!!! (곰팡이균, 아플라톡신, 바이오제닉아민)

by 움치둠치 2026. 6. 15.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된장찌개는 저한테 그냥 음식이 아닙니다. 어릴 때 할머니 손맛이 배어 있는, 밥상에서 빠지면 허전한 그런 음식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된장이 암, 당뇨와 연결된다는 주장을 접했을 때, 처음엔 그냥 흘려들으려다가 멈칫하게 됐습니다. 아무리 추억의 음식이어도 몸에 해롭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니까요.

된장이 곰팡이균 음식이라는 주장, 어디서 나왔나

된장이 나쁘다는 주장의 핵심은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플라톡신(Aflatoxin)입니다. 아플라톡신이란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속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성 물질로,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성분입니다. 된장은 누룩균을 이용해 발효하는 과정에서 이 곰팡이가 관여할 수 있고, 일부에서는 아플라톡신이 열에도 분해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하게 우려합니다.

저도 이 부분을 처음 들었을 때 꽤 찜찜했습니다.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 독소라면, 된장찌개를 아무리 팔팔 끓여도 소용이 없다는 말 아닌가요. 제가 직접 관련 자료를 찾아봤는데, 문제는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하는 된장, 고추장 등 전통 장류는 제조 위생 기준을 따르고 있으며, 정상적으로 관리된 시판 제품에서 아플라톡신이 위험 수준으로 검출되었다는 공식 발표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물론 위생 관리가 안 된 환경에서 만든 장류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에게는 아주 미량의 독소라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된장 전체를 부패 음식으로 단정하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바이오제닉아민, 진짜 확인해야 할 성분

이 이야기에서 저를 더 오래 붙들었던 건 바이오제닉아민(Biogenic Amine)이라는 성분이었습니다. 바이오제닉아민이란 단백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민 화합물의 총칭으로, 티라민(Tyramine), 히스타민(Histamine), 니트로사민(Nitrosamine)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문제는 이 성분이 과다 섭취될 경우 혈관수축, 두통, 소화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히스타민의 경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매개체로도 알려져 있어, 아토피나 피부 트러블이 있는 분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Alimentarius)는 식품 내 바이오제닉아민 허용 기준을 두고 있는데, 전통 발효 방식으로 오래 숙성된 장류에서 이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경우가 보고된 것은 사실입니다.

여기서 제가 중요하게 보는 건 "얼마나 먹느냐"의 문제입니다. 제 경험상 된장찌개를 하루 세 끼 먹는 분은 드뭅니다. 적정량을 유지한다면 바이오제닉아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면역 기능이 떨어진 분들이라면 섭취량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맞습니다.

발효식품에 대해 생각할 때 참고하면 좋은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플라톡신은 위생 관리가 부실한 환경에서 문제가 되며, 정상 유통 제품의 위험도는 다르게 평가해야 합니다.
  • 바이오제닉아민은 과다 섭취 시 혈관수축, 알레르기 반응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섭취량 관리가 중요합니다.
  • 발효 방식에 따라 영향이 다르며, 고온 단기 발효와 저온 장기 발효 식품은 생성 물질의 구성이 다릅니다.

된장 끊으면 무좀이 낫는다는 주장, 어떻게 봐야 할까

저도 처음엔 이 부분이 가장 황당하게 느껴졌습니다. 된장을 끊었더니 무좀이 나았다는 사례를 들어 된장이 곰팡이 질환의 원인이라고 말하는 주장입니다. 논리 구조가 "A를 끊었더니 B가 나아졌다 = A가 B의 원인이다"로 이어지는 건데, 이건 역학 연구에서 말하는 인과관계(Causality)와 상관관계(Correlation)를 혼동한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인과관계란 원인과 결과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이 검증된 관계를 말하고, 상관관계는 두 현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향만을 의미합니다. 된장을 끊는 동시에 다른 식습관이 바뀌었을 가능성, 계절이나 환경이 변했을 가능성은 이 주장에서 전혀 통제되지 않습니다.

물론 개인 경험이 전혀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정 음식을 끊었을 때 몸 상태가 달라졌다는 경험은 분명 그 사람에게는 실제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검증 없이 대중에게 "된장을 끊으면 낫는다"고 단언하는 순간, 정보가 아니라 공포가 됩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참여한 한국인 대상 코호트 연구에서는 된장, 간장 등 전통 발효식품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우리 장 안에 사는 수십조 마리의 미생물 군집을 의미하는데, 이 다양성이 떨어지면 면역 기능 저하와 대사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영양학회지). 이런 연구 결과를 보면, 발효식품을 무조건 끊어야 할 독으로 보는 시각은 균형이 맞지 않습니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발효식품이 "무조건 몸에 좋다"는 맹신도 위험하고, "무조건 독이다"는 단정도 위험합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섭취량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낮거나 특정 질환을 앓고 있다면 섭취량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맞습니다. 단, 자극적인 주장 하나에 할머니 된장을 냉장고에서 꺼내 버리는 결정은, 충분한 검토 후에 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또는 영양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g8ErSYE9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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