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품6 식초 탄생과 효능 (탄생배경, 초산발효, 건강효과) 뷔페에 가면 저는 어김없이 샐러드부터 접시에 가득 담습니다. 그것도 두 접시. 드레싱 없이 채소만 먹는 건 토끼랑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라 시큼한 식초 드레싱은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매일 이렇게 즐겨 먹으면서도 식초가 어디서 왔는지, 왜 이렇게 다양한 곳에 쓰이는지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시작이 꽤 뜻밖이었습니다.식초의 탄생배경, 상한 술에서 미식으로식초는 처음부터 누군가 의도해서 만든 물질이 아닙니다. 영어로 비네거(vinegar), 프랑스어로는 뱅 에그리(vin aigre)인데, 직역하면 '시큼해진 와인'입니다. 즉, 식초의 출발점은 그냥 오래되어 상한 술이었습니다.어느 날 와인을 꺼내 마시려는데 술 냄새는 온데간데없고 입안을 찌르는 신맛만 남아 있었다면, 대부분은 .. 2026. 6. 17. 된장을 먹지 마라!!! (곰팡이균, 아플라톡신, 바이오제닉아민)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된장찌개는 저한테 그냥 음식이 아닙니다. 어릴 때 할머니 손맛이 배어 있는, 밥상에서 빠지면 허전한 그런 음식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된장이 암, 당뇨와 연결된다는 주장을 접했을 때, 처음엔 그냥 흘려들으려다가 멈칫하게 됐습니다. 아무리 추억의 음식이어도 몸에 해롭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니까요.된장이 곰팡이균 음식이라는 주장, 어디서 나왔나된장이 나쁘다는 주장의 핵심은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플라톡신(Aflatoxin)입니다. 아플라톡신이란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속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성 물질로,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성분입니다. 된장은 누룩균을 이용해 발효하는 과정에서 이 곰팡이가 관여할 수 있고, 일부에서는 아플라톡신이 열에도 .. 2026. 6. 15. 청국장 (고초균, 발효, 장수음식) 청국장에는 유산균이 단 한 마리도 없습니다.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평생 청국장을 발효 식품의 대명사로 여기며 먹어왔는데, 그 발효를 이끈 주인공이 유산균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된 것입니다.청국장을 청국장답게 만드는 것, 고초균의 정체청국장의 발효를 담당하는 균은 고초균(Bacillus subtilis)입니다. 고초균이란 볏짚이나 토양처럼 마른 풀이 있는 환경에서 주로 서식하는 발효 미생물로, '고초'라는 이름 자체가 마른 풀을 뜻하는 한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옛날에 청국장을 만들 때 볏짚을 사용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저는 어릴 적 안방 아랫목 이불 속에 커다란 항아리가 숨겨져 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발효되는 며칠 동안 집 안 가득 퍼지던 구수한 냄새가.. 2026. 6. 14. 고추장 (유래와 역사, 효능과 발효, 소울푸드) 솔직히 저는 고추장을 그냥 매운 양념 정도로만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 반찬이 없으면 고추장 하나 찍어 밥을 먹던 게 부끄럽기도 했는데, 이제 와 돌아보면 그게 꽤 오랜 역사와 과학이 담긴 식문화였더라고요. 고추장을 단순한 양념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은 발효식품으로 볼 것인지, 저는 후자 쪽으로 완전히 마음이 기울었습니다.간장·된장보다 늦게 태어났지만, 가장 깊이 뿌리내린 유래와 역사고추장은 사실 삼총사 중 막내입니다. 간장과 된장이 삼국시대 이전부터 만들어진 것과 달리, 고추장은 임진왜란 이후 고추가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고추가 들어오기 전에도 '초시'라는 매운 된장이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초시란 산초나 후추 등을 넣어 된장.. 2026. 6. 12. 간장의 역사 (간장 종류, 발효 기술, 기꼬만) 세계적으로 간장이라고 하면 일본간장이라고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한때는 그냥 그런 줄 알았습니다. 슈퍼마켓 간장 코너에 가면 육각형 라벨의 기꼬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해외에서 소이소스를 주문하면 으레 그 병이 나오니까요. 그런데 직접 이 역사를 파고들어 보니 이야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우리가 가르쳐 준 기술이 어떻게 세계 시장을 점령하게 됐는지, 그 경로를 따라가 보면 꽤 씁쓸하면서도 흥미롭습니다.2천 년을 이어온 발효 기술, 그 뿌리는 어디인가3세기,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1800년 전 중국 기록자가 고구려 땅을 방문했습니다. 그는 당시 삼국지 위지 동이전(魏志 東夷傳)에 딱 한 줄을 남겼는데, "선장양(善藏釀)", 즉 이 민족은 저장과 발효를 잘한다는 찬사였습니다. 위지 동이전이란 .. 2026. 6. 12. 된장의 역사 (천년 발효, 글루탐산, 전통 된장) 한국인은 1년에 평균 2~3kg의 된장을 소비합니다. 된장찌개만 그런 게 아니라 나물 무침, 쌈장, 국물 요리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한식에 직간접으로 된장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릴 때 처마 밑에 매달린 메주를 보면서 저게 대체 뭔지 한참을 궁금해했는데, 그 메주 덩어리 하나가 천년 넘는 역사를 품고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천년 발효 — 된장은 어떻게 한식의 뿌리가 되었나된장의 역사는 삼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국사기 신문왕 3년, 즉 683년 기록에 따르면 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 납채 품목에 쌀, 꿀, 기름과 함께 간장과 된장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왕실 혼례 예물로 쓰일 만큼 된장의 위상이 높았다는 뜻입니다.고려 시대에는 계층의 벽을 넘어 백성에게까지 퍼졌습니다. 고려사 기록을.. 2026. 6.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