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은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이래 수천 년을 이어온 압착식(壓搾式) 곡물 분쇄 도구입니다. 제가 어릴 때 직접 돌렸던 그 무거운 돌덩이가 사실은 현대 믹서기로도 재현하기 어려운 정교한 원리를 품고 있었다는 걸, 한참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석기시대처럼 살았던 어린 시절 지금 생각해보면 제 어린 시절 집 안에는 돌로 만든 도구가 유난히 많았습니다. 맷돌, 절구, 다듬이판까지. 지금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 시절에는 그게 너무 당연한 풍경이었습니다. 어떤 집이나 마당 한켠이나 부엌 한쪽에 크고 납작한 돌 두 짝이 놓여 있었으니까요. 그 중 절구(臼)와 맷돌은 어린 저도 직접 다룰 수 있는 도구였습니다. 절구란 곡식이나 재료를 공이로 찧어 분쇄하는 도구로, 약재나 참깨처럼 소량을 가공할 때 주로 썼습니다...
솔직히 저의 어릴 때 절구는 그냥 마당 한켠에 놓인 무거운 돌덩어리였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야 그 무거운 돌 안에 할머니와 보낸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절구와 공이는 단순한 조리도구가 아니라 수천 년 식문화를 이어온 생활 유산입니다. 마당 한켠의 돌덩어리, 그게 절구였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할머니 댁 마당에는 절구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존재감이 거의 없었습니다. 어린 제 눈에는 그냥 커다란 돌이었고, 오히려 장난감에 더 가까웠습니다. 오재미나 공을 멀리서 던져 절구 안에 넣는 게임을 혼자 하기도 했고, 작은 보물창고처럼 안에 뭔가를 숨겨두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그게 수천 년 역사를 가진 도구라고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절구의 역사를 따라가면 선사시대까지 거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