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잡채가 원래 면 요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중국집에서 당면 없이 야채와 고기만 나오는 잡채를 받아 들고 황당했던 그날, 오히려 제가 잡채를 오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간장 베이스의 달콤짭짤한 맛과 탱글탱글한 당면 식감으로 맵찔이인 제게 최고의 음식이었던 잡채, 그 뿌리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흥미롭습니다. 간신의 뇌물에서 시작된 잡채의 역사 잡채(雜菜)란 한자 그대로 풀면 '여러 채소를 섞은 요리'를 뜻합니다. 이름만 보면 소박한 채소 요리처럼 느껴지지만, 탄생 배경은 꽤 정치적입니다. 조선 15대 왕 광해군 시절, 호조판서를 지낸 이충이라는 인물이 왕의 총애를 얻기 위해 집에서 만든 진귀한 음식을 궁궐로 보냈는데, 그중 왕의 입맛을 가장 사로잡은 것이 바로 잡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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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4. 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