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만 되면 도시락 검사가 시작됐습니다. 선생님이 뚜껑을 열어 보리알이나 콩이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그 순간이 저는 늘 아찔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너무 가난했던 시절을 겪으셔서 보리밥을 죽도록 싫어하셨고, 그 덕에 저는 반 친구들 도시락에서 보리 몇 알을 빌려다 제 밥 위에 올려놓고서야 겨우 검사를 통과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창피한 기억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장면 안에 한국인이 밥과 맺어온 수천 년의 관계가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벼농사 기원, 생각보다 훨씬 오래됐습니다 한반도에서 벼농사가 시작된 시점은 일반적으로 청동기 시대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고고학 연구들은 그 시계를 상당히 앞으로 당기고 있습니다. 충북 청원군 소로리에서 발굴된 볍씨가 대표적입니다. 탄화된 이 볍씨의 소경(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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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25. 1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