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어릴 적 부뚜막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낭만적인 공간이라기보다는 그을음이 날리고, 어두침침하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전원주택에 아궁이를 놓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걸 보면서, 그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부뚜막은 불편한 시설이었을까요, 아니면 시대를 앞선 생활 과학이었을까요. 합법적인 불장난의 기억,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제가 어릴 때 부뚜막이 좋았던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1년 내내 불장난을 할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방 안의 화로는 겨울에만 피웠지만, 부뚜막은 계절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장작을 집어넣고 불길이 올라오는 걸 지켜보는 그 순간이, 어린 저에게는 일종의 과학 실험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불 다루는 법을 배웠습니다. 불쏘시..
놋그릇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생활 식기로 썼다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믿기 어려웠습니다. 구리는 어느 문명에나 있는 금속인데, 왜 밥그릇과 국그릇을 놋그릇으로 쓴 건 한국뿐일까요. 어릴 적 어머니가 재와 흙으로 놋그릇을 문지르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그 무겁고 손이 많이 가는 그릇을 왜 조상들이 그토록 귀하게 여겼는지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안성맞춤 유래, 알고 보면 장인들의 이야기입니다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쓰는 "안성맞춤"이라는 말이 사실 놋그릇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아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조선시대 경기도 안성은 유기(鍮器) 생산의 중심지였습니다. 유기란 구리와 주석을 섞어 만든 금속기물로, 쉽게 말해 놋쇠로 빚어낸 그릇과 기물 전체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안성의 장인들은 주문자가 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