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위 말하는 맵찔이입니다. 어릴 적 김치가 너무 매워서 물에 씻어 먹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 덜 매운 고추 품종이 퍼지면서 이제는 불닭볶음면도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즐겨 먹는 고추, 원래부터 우리 것이었을까요?고추 전래 경로, 우리가 알던 것과 다르다 고추의 원산지는 아메리카 대륙입니다. 기원전 7000년경 중미와 남미에서 재배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역사가 깊습니다. 이걸 유럽에 처음 가져온 사람이 바로 콜럼버스입니다. 그는 1492년 항해에서 후추를 찾다가 대신 고추를 발견했고, 스페인으로 들여온 뒤 본격적인 재배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포르투갈의 항해자 바스코 다가마가 1497년 희망봉을 거쳐 인도로 향하는 항로를 ..
솔직히 저는 고추장을 그냥 매운 양념 정도로만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 반찬이 없으면 고추장 하나 찍어 밥을 먹던 게 부끄럽기도 했는데, 이제 와 돌아보면 그게 꽤 오랜 역사와 과학이 담긴 식문화였더라고요. 고추장을 단순한 양념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은 발효식품으로 볼 것인지, 저는 후자 쪽으로 완전히 마음이 기울었습니다.간장·된장보다 늦게 태어났지만, 가장 깊이 뿌리내린 유래와 역사 고추장은 사실 삼총사 중 막내입니다. 간장과 된장이 삼국시대 이전부터 만들어진 것과 달리, 고추장은 임진왜란 이후 고추가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고추가 들어오기 전에도 '초시'라는 매운 된장이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초시란 산초나 후추 등을 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