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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 (해조류 종류, 미역국, 김 먹는 법)

by 움치둠치 2026. 7. 1.

어릴 때 저는 미역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국그릇에 미역이 잔뜩 담겨 나오면 솔직히 내키지 않았고, 반면 김이나 파래, 매생이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된 후 우연히 들른 미역국 전문 식당에서 한 그릇을 비우고 나서야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밥상에서 만나는 김·미역·다시마, 이 세 가지 해조류가 사실 과학적으로 꽤 복잡한 정체를 가진 생물이라는 것도 그 즈음부터 궁금해졌습니다.

해조류 종류, 알고 보면 서로 다른 생물이었다

미역이 식물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당연히 그렇다고 답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뿌리처럼 생긴 부분이 있고, 줄기와 잎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광합성을 하니까요. 그런데 직접 찾아보니 생각보다 훨씬 이야기가 복잡했습니다.

해조류는 식물학 분류상 조류(Algae)에 속합니다. 조류란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지만, 육상식물처럼 뿌리·줄기·잎의 기능이 명확히 분화되지 않은 생물군을 말합니다. 해조류는 이 조류 중에서도 우리 눈에 보일 만큼 크게 자라는 거대조류(Macroalgae)를 가리킵니다. 거대조류란 현미경 없이도 식별 가능한 대형 수생 광합성 생물로, 미세조류와 구분됩니다.

그리고 해조류는 색소 조성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녹조류(Green Algae): 파래, 매생이처럼 수심이 얕은 곳에 서식하며 햇빛을 풍부하게 흡수해 녹색을 띱니다.
  • 갈조류(Brown Algae): 미역, 다시마처럼 중간 수심에 살며 적색 계통의 빛을 흡수하고 남은 빛을 반사해 갈색으로 보입니다.
  • 홍조류(Red Algae): 김, 우뭇가사리처럼 깊은 수심에 서식하며 짧은 파장의 청색광을 주로 흡수해 붉은빛을 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세 그룹이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유전자 계통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녹조류와 홍조류는 넓은 의미의 식물에 포함될 수 있지만, 갈조류인 미역과 다시마는 아예 식물 계통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살다 보니 외형이 유사하게 진화한 것일 뿐, 혈통으로 따지면 꽤 먼 사이입니다.

 

미역국 한 그릇이 바꿔놓은 생각

제가 미역을 본격적으로 즐기게 된 건 순전히 그 식당 때문입니다. 어릴 때 먹던 미역국은 늘 미역이 퉁퉁 불어 있거나 비릿한 냄새가 났는데, 그 집에서 나온 미역국은 달랐습니다. 국물은 맑고 깊었고 미역은 질기지 않고 쫄깃했습니다. 그때 느낀 건, 재료가 달라지면 음식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작은 충격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식당은 건미역의 품질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미역의 주요 영양 성분인 알긴산(Alginic Acid)이 풍부한 좋은 미역을 사용하고 있었던 겁니다. 알긴산이란 갈조류 세포벽을 구성하는 수용성 식이섬유로,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고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입니다. 그 뒤부터는 저도 1년에 한 번씩 좋은 건미역을 한 묶음 구입해 두고 먹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미역국을 싫어했던 시절이 민망할 정도로 지금은 자주 끓여 먹습니다.

미역에는 알긴산 외에도 후코이단(Fucoidan)이라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후코이단이란 갈조류 특유의 황산화 다당류로, 면역 기능 지원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는 생리활성물질입니다. 다만 이와 관련한 임상 근거는 아직 축적 중인 단계이므로, 효능을 과도하게 기대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즐기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김 먹는 법, 저는 김밥보다 이게 더 좋습니다

요즘 케이팝과 한류의 영향으로 김밥이 해외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저도 김은 정말 좋아하지만, 솔직히 김밥은 그다지 즐기지 않습니다. 김밥 안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김의 고유한 맛을 가려버리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구운 김을 작게 잘라 갓 지은 밥 한 숟갈을 올리고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것입니다. 이렇게 먹으면 김의 바삭한 식감과 구수한 향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 방식이 몸에 배어 있어서 지금도 김 하면 가장 먼저 이 장면이 떠오릅니다.

영양적으로도 김은 꽤 인상적입니다. 김에는 단백질 함량이 건조 중량 기준 약 30~40%에 달하며, 비타민 B12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식물성 식품 가운데는 드문 편입니다. 한국영양학회 자료에 따르면, 김은 국내 식탁에서 요오드와 엽산의 주요 공급원 중 하나입니다(출처: 한국영양학회). 다만 요오드(Iodine)는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필요한 필수 미네랄이지만, 과잉 섭취 시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갑상선 질환이 있는 분은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마와 해조류가 지구에 하는 일

어릴 때 다시마는 거의 육수를 낼 때만 등장했습니다. 초장에 찍어 먹기도 했지만, 솔직히 이건 반찬이라기보다는 그냥 먹어본 거였습니다. 그런데 다시마는 맛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다시마에는 글루탐산(Glutamic Acid)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글루탐산이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감칠맛(우마미)을 내는 핵심 성분입니다. 일본의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가 1908년 다시마 육수에서 처음 분리한 것이 바로 이 성분이며, 이것이 MSG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다시마 국물이 왜 그렇게 깊은 맛을 내는지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더 나아가 해조류는 지구 전체의 탄소 순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해조류를 포함한 해양 광합성 생물들이 생산하는 산소의 양은 지구 전체 산소 공급량의 약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출처: 국가해양환경정보시스템(MEIS)). 또한 해조류는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블루카본(Blue Carbon), 즉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소재입니다. 블루카본이란 맹그로브, 해초류, 염습지 등 해양·연안 생태계가 저장하는 탄소를 의미하며,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미역, 김, 다시마, 파래, 매생이를 이렇게 다채롭게 밥상에 올리는 것은 단순히 맛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해조류를 소비하는 것이 결국 그 생산과 수확 사이클을 통해 탄소 흡수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결국 저는 어릴 때 미역국을 싫어했다가 뒤늦게 반했고, 김은 여전히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먹는 것을 즐깁니다. 처음엔 그냥 입맛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 밥상 위에는 꽤 복잡한 생물학과 지구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다음에 미역국을 끓이거나 김 한 장을 집을 때, 이 작은 사실을 한번쯤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미역국을 아직 즐겨 드시지 않는다면, 좋은 건미역으로 한 번만 끓여 보시길 권합니다. 생각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영양·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사항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Rsy08XHzz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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